학부모총회 가야합니까?

학부모총회 가야합니까?
Photo by Suzi Kim / Unsplash

3월 새 학기

매년 3월이면, 학부모로서 학부모총회를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기이다. 입학식과 더불어 매년 3월이면 고민하는 학교 행사 중 하나이다.

3월 - 학부모는 입학식에 가야 될까?
자녀의 입학식에 갔을 때 어떤 이점이 있을까? 어떤 날 학교에 가야 좋을까?
결론만 말하자면, 학부모총회는 안 가도 상관없다.
하지만 갈 수 있으면, 가면 좋다.

일반적으로 자료 받고 설명 듣고
일찍 빠져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학교가 있는 지역, 학교 분위기, 학년에 따라 학부모들의 참여율은 다양하다.

과거 학교에서 반마다 학부모가 얼마나 더 많이 왔느냐에 따라 그 반 선생님의 능력을 평가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학부모들을 많이 오게 해서 등록부에 많이 서명하게 하는 것이 좋은 교사라는 잘못된 인식 속에 빠져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아직까지 교육현장에서 교장, 교감 급에서 남아있다면, 학부모총회는 그 목적과 달리 허례허식으로 가득한 행사가 되어버린다.

학부모총회의 목적은 무엇일가?

학교 입장에서는 매년 3월 거쳐야 하는 행사이다 보니 학교입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들만 잔뜩 보여주기 위해 치장한 날이 된다.

진학실적도 재수생, 삼수생들을 잔뜩 포함시키고, 합격사례도 과장대거나 과대평가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보고 듣고 수용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1명이 6개 대학에 합격하면, 각 대학별 합격자 수로 공개하기 때문에 마치 6명이 합격한 것처럼 표현하여 입시실적을 과대평가하게 만든다.

의대 합격자수 : 20명

"우와, 이 학교 정말 대단하다." 20등 안에 들면 이 학교가 의대를 보내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학교에 대해 과도하게 신뢰해버릴 수 있다.

4명이 여기저기 합격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학교도 학교 나름대로 마케팅을 하느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니, 그 역시 그학교의 노력이며,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은 마땅히 칭찬할만 하다.

하지만 사교육이든 학교든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생"에게 가장 유익한 정보와 지도일 뿐이다.

애초부터 나와 다른, 내 자녀와 다른 다른 학생들의 진학 실적이 중요한가? 결국 그런 아이들의 바닥을 깔아주기 위한 역할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러하니 일단 학부모총회때 이야기들은 아무리 객관적인 수치라 할지라도, 학교 입장에 유익하게 편집된 자료임을 명심해야 한다. 거짓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의 목적으로 학부모총회를 하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부모 나름의 목적을 갖고 학교를 살피면 된다.

관리자(교장, 교감)의 성향이나 담임교사의 첫인상, 학교에서 행사를 하면서 학부모를 대하는 모습들 등을 가볍게 살펴보면 좋은 정도이다. 담임교사와 안면을 익히는 것도 물론 좋다. (물론 담임교사가 다시 만났을 때 누군가의 학부모인지 기억을 못할 가능성도 충분히 많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학교는, 혹은 교사는 학부모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학부모회 임원을 뽑거나, 급식모니터링, 학부모폴리스, 녹색학부모회 등을 뽑는 것에 있다.

개인적으로 학부모 한 명 한 명 상담해 줄만큼 여유가 있는 날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해주는 교사가 있다면, 정말 학부모입장에서는 참 좋은 교사이다.)

뭔가 맡고 싶지 않다면 빨리 자리를 떠라.

학부모회 임원이나 봉사단 등 여러 역할들을 학급에서 뽑게 되는데, 담임교사로서는 본인의 으사와 상관없이 학부모들을 꼭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부모들 뽑게 된다.

강당 같은데서 가둬놓고 학부모들끼리 뽑을 때 까지 못 나오게 하는 학교도 있고, 담임교사가 학부모 한 명 한 명 일일이 사정하면서 뽑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선뜻 학부모회장이나 봉사단을 해주겠다고
나서는 학부모가 있다면,
담임교사로서는 그렇게 고마울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그런 자리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이 역할, 저 역할 많이 맡는 것을 추천한다.

담임교사로서 해당 학부모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상당히 깊고 오래 가며, 해당 자녀에 대해서도 더 깊고 오래 신경을 쓰도록 만드는 간접적 영향을 준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는 해당 역할들을 맡고 싶어하지 않는데, 원치 않게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결국 이 역할, 저 역할 맡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본인이 그런 성격이라면 학급에서 모일 때 빨리 자리를 떠날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학부모 총회를 못 갔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학부모 총회 날 학부모 공개수업까지 무리하게 같이 하는 학교들이 있다. 학부모가 학교 오는 날 두 가지를 그냥 한 번에 해치우려는 속셈인 것이다.

학교에 학부모들이 여러 번 들락날락 하는 것을 원치 않는 학교에서 보통 저런 식으로 진행을 한다. 보통 교장 등 관리자의 성향에 많이 좌우된다. 일개 교사나 교무부장 선에서 학사일정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렵고, 최종적으로 교장, 교감 선에서 교사들의 의견이 묵살되어 결정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공개수업만큼은 가는 것을 추천한다.

선생님의 수업을 보기 위해 가야한다고?
아니다.

그것보다는 학급 학생들을 보기 위해,
학생들과 교사의 상호작용을 보기 위해
가야 한다.

공개수업 이야기는 다음에 별도의 포스트로 다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