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편성의 비밀

2월 말 학생들의 인스타그램에는 '반편성 X망.' '이사간다.', '자살 각' 등 반편성 결과에 대한 글들이 쏟아진다.

반편성 바꿀 수 있을까

2월말이 되면 학생, 학부모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있다. 바로 새 학년도 새 학기 반편성이다. 주로 학교 홈페이지, 학교 소식을 전달하는 앱을 이용하여 공개를 한다.

일반적으로 농어촌보다는 도심지역의 학생, 학부모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학업면에서 보다 충실히 학교생활을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또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가 더 민감한 편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선택과목 등에 의해 반 편성에 제약이 많이 있다. 또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성숙도가 높기 때문에, 중학교에 비해 불만족스러운 반 편성에도 곧잘 적응한다.

하지만 학군지 중학교의 경우는 반편성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왜냐하면 어떠한 학군지라 하더라도 중학교시절 방황하는 학생,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학생, 서로 상성이 잘 맞지 않아서 갈등이 많이 생기는 학생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학생이 단 1명만 있어도, 그 학생의 영향력이 큰 경우는 한 학급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장독립적인 학생들도 있지만, 그러한 학생들도 보다 더 좋은 반편성이었다면 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싶다면, 반편성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반편성은 누가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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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학교에서 진급하기 전 학년부선생님들이 반편성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으나, 항상 동일하지는 않다.

1. 성적에 따라 반평균이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1차 작업을 한다.

2. 편성된 학급 명단을 학년부장, 담임교사가 같이 살펴보며 검토한다.

3. 같은 반에 있어서는 안 될 학생들을 고려하여 다른 반으로 옮긴다.
1) 학교폭력 등 가피해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우선 떨어뜨려 놓는다.
2) 사안접수와는 별개로 관계가 안 좋았던 학생들을 떨어뜨려 놓는다.
3) 학급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학생들이 몰려있으면 옮긴다.
4) 옮기는 과정에서 반평균성적이 달라지지 않도록 한다.

4. 위의 3번의 과정을 한 번하고 나서 살펴보면, 또다른 문제들이 생긴다.
그것들을 보완할 수 있게 몇 차례에 걸쳐 조절한다.
예) 너무 조용한 아이들만 모여있게 되거나, 특정 성별이 많거나 등

5. 최종 반편성을 1월에 완료하였더라도 바로 공개하지 않고, 2월 말에 발표한다.

반편성이 결정되고 나서는 바꾸기가 사실상 많이 어렵다. 왜냐하면 학부모나 학생들의 민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보통 일찍부터 공개하기보다는 3월이 거의 다 되는 2월말 쯤에 공개를 한다. 후다닥 해치워서 3월이 되어버리면, 이미 편성된 반으로 등교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반 편성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3월이 되면 반 편성을 바꾸기 어렵다.
3월이 되면 반편성을 바꾸기 어렵다.
Photo by Kenny Eliason / Unsplash

만약 특정 누군가와 같은 반이 되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학부모가 학교에 전화를 해야할까? 학생이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할까?

사실 둘 다 상관없다. 학부모가 괜히 자녀의 반편성으로 인해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하면 너무 유별한 부모로 보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런 전화가 장기적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에 더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한다. 그러니 교사나 학교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기꺼이 연락을 하자.

일부 학교의 경우, 겨울방학을 앞서서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게 학교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간의 갈등 상황 등을 개별로 확인하기도 한다.

다만 시기의 문제이다. 반편성이 발표되기 직전에 이야기하면 늦다. 반편성 작업을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 해야한다. 그럼 그 시기가 보통 언제일까?

학년말 마지막 시험이 끝나고 나서 겨울방학식을 하기 전까지 사이의 기간이다. 시험이 막 끝나고 난 직후에는 성적처리 등으로 학교가 분주할 수 있으니, 시험이 끝나고 나서 성적확인이 되고, 성적처리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 좋다. 겨울 방학식 이후는 너무 늦다. 왜냐하면 방학 중 선생님들마다 근무일정이 다르므로, 담임선생님들이 모여서 상의하기 위해 방학 전에 보통 마무리를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반편성이 발표가 된 상황이라면,
해당학급에 적응해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3월 이후에는 업무상 반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는 절차도 까다로우며, 운이 좋아서 반을 바꾸게 된다하더라도 그 이후의 학교생활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학생들도 바꿔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수 있으며, '왜 너만 바꿔주었느냐' 하는 원성을 감당해야 한다. 또 주변의 시선이 학생에게 기본적으로 좋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뭔가 학생에게 문제가 있어서 반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 학생의 반이 바뀌는 경우는 한 학급에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함께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드문 경우기 때문에, 학교폭력의 가해학생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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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미리 담임선생님과 개별로 해당부분에 대해 소통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