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과연 공부에 방해가 될까?
게임과 학습, 게임은 뇌의 인지기능에 어떤 영향을 줄까?
게임은 과연 공부에 방해가 될까, 혹은 도움이 될까?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서 "게임"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불편한 단어일 것이다.
부모의 통제를 벗어난 순간 학생들이 온갖 게임으로 시간과 정신을 낭비하며, 학업을 게을리하는 모습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여기 서울대 의대 교수가 <게임하는 뇌>라는 책으로 약간은 도전적이고, 약간은 익히 알려진 내용들을 종합하고 정리하여 책을 펴냈다.
게임이 뇌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거꾸로 묻고 싶다.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비만인가?
아니면 비만이 아닌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은 공부를 못하는가?
아니면 공부를 잘하는가?
잘 생각해 보면 답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고기를 많이 먹고, 많이 먹지 않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상태, 소화기능의 여력, 평소의 운동량, 타 음식을 통해서 얻는 단백질의 양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을 때 고기 섭취량이 중요한 의미가 갖게 된다.
고기를 많이 먹어도 비만이 아닐 수도 있고, 적게 먹어도 비만일 수 있다.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고기에는 단백질이 야채, 곡류에 비해 풍부하다는 것이다.
공부로 가보자.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 할 수도 있고, 게임을 적게 해도 공부를 못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게임이 가져다주는 효능이다.
그렇다. 질문을 제대로 해야 한다.
게임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효용이 있을까?
그리고 그런 효용이 있다면, 학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대부분은 알려진 바와 달리 게임의 악영향은 게임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게임을 하는 시간과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는 충동성에 있다. 게임을 통해 충동성이 늘어난다기 보다는 충동성이 많은 학생들이 게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게임 자체가 유익함을 가져다 주는 것들로 다른 활동에서 쉽게 얻기 어려운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어드벤쳐 유형의 게임들은 한 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로 넘어갈 때 필요한 집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외에 다양한 게임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뇌 측면에서 게임에 과도하게 집중하여 시간을 낭비하는 것들을 제외한다면, 게임은 그 종류와 방법에 따라 주의력,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지각 능력, 사회성 정서, 운동능력, 감각 능력, 집행기능 등을 향상시키는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노년층의 뇌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 최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왜냐하면, 게임이라는 요소를 통해 재미를 갖게 만들면, 인지능력 향상을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장점있는 게임이지만,
문제는 청소년 시기라는 데 있다.
편도체가 과도 활성화 되고, 전전두엽 발달이 온전치 않은 청소년기의 수험생들에게 게임은 자칫 잘못 접근하면 악영향만 크게 얻게 된다.
긍정적 영향이 100가지가 있는데, 그 영향을 누릴 확률이 10%이고, 부정적 영향이 10가지가 있는데, 그 영향을 누릴 확률이 50%라고 하자. 정확히 수치화할 수 없지만, 마치 이런 선택에 놓여 있는 것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그래서 게임을 실컷 하면서도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도 있고, 정 반대의 학생도 있는 것이다.
해야 될까? 말아야 될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생각의 폭을 넓히는데, <게임하는 뇌>는 좋은 도움이 된다. 사람들이 게임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편견들을 없애 줄 실증적인 자료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혹시나 게임을 너무나 하고픈데 부모님을 설득하고 싶다면, 이 책의 특정 부분들을 증거로 부모님을 설득해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전체적인 뉘앙스는 사실 게임의 해악이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며,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유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녀가 이 책을 열심히 읽고 나서, 앞뒤 맥락 다 잘라먹고 '게임을 무조건 해도 된다'로 자녀들이 오해하거나, 또 '게임을 많이 해도 서울대 잘 만 가더라' 라고 자녀가 주장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미리 자녀의 주장을 대비(?)하기 위해 읽어볼 만 하겠다.
어떤 측면에서든 한 번쯤 고민해본 주제라면 읽어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