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영 (한국과학영재학교) 장영실 전형

한과영 (한국과학영재학교)  장영실 전형
Photo by Hans Reniers / Unsplash

한국과학영재학교는 특이한 학교다.

나는 이 학교의 그런 특이한 점을 존중한다. (사실 좋아한다.)

애초에 다른 영재학교 설립 목적과 소속이 다르다.

이 학교 진학과 관련하여 학부모들은 이 학교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이상하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자기 자녀가 왜 떨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도 하는 경우들이 많다.

중학교 성적이 B, C가 있음에도 붙는 학생들을 보며, all A인 자신의 자신의 자녀가 왜 떨어졌냐며 이해할 수 없는 학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 학교가 상당히 뚜렷한 방향성과 철학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다른 영재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생들을 잘 뽑아간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모든 평가가 가진 한계다.

여기서는 영재학교가 과연 "진짜 영재성"을 갖춘 학생을 정확히 뽑을 수 있느냐는 의문에서 비롯된다.

결과적으로 영재학교의 선발절차는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어서, 대부분은 잘 뽑아가지만 "정말 좋은 학생"을 놓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런 면에서 학부모님들 중에 우리 아이가 왜 떨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 중 일부는 맞을 수도 있다.)

영재학교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이지, 학생 입장에서는 글쎄다. 정말 뛰어난 학생이라면, 대부분은 어차피 어딜 가든 잘 할 아이들이다.

성적이라는 숫자보다는 진짜를 찾으려 한다.

지원 학생을 살피기 위해 학교로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산에서 수도권까지 먼 거리를 한 학생을 보려고 온다는 것이 어디 간단한 일이겠는가.

이 학교는 그런 면에 있어서 진심이 보인다.

그래서 성적이라는 수치로 이 학생의 진짜 능력을 말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한과영을 추천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의 합격률이 상당히 높다.

그래서 성적이 B, C, D 등이 난무하는 성적표를 가지고도 합격하는 사례가 나온다.

그렇다고 B, C, D의 성적을 가져도
합격할 수 있는 학교가 아니다!
그렇게 합격했다는 것은 그 학생이 그런 성적을 압도할 수 있는 뛰어난 면을 다른 부분에서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인데, 우습게도 all A가 아니어도 쉽게 쓸 수 있는 영재학교로 생각하는 학원들이 있다. 제발 학원 말을 100%신뢰하지 말자. (돈 버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존경할만 한 뛰어난 강사분들도 있지만, 전공도 아닌데 대규모 학원에서 만들어 준 커리큘럼에 따라 그냥 따라하며 가르치는 강사들이 곳곳에 너무나 많이 있다. 중학생 대상의 대형 학원에는 특히 너무 많다. (훈장 마을에 강사 구인 광고만 보면 답이 나온다.) 고등학생 대상 학원은 그나마 낫다.

사실 학생들도 다 안다. 그런 강사들에 대해 평가를 한다. 누가 정말 못 하고 못 가르친다고 말을 하지만, 그냥 방대한 자료 때문에 그냥 간다는 것이다.

학원에서 얻을 것은 얻고 취하되, 아닌 것은 거르는 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학생들이 학부모보다 더 잘 알고 잘 한다.

장영실 전형은 어떤 학생이 합격하는가?

장영실 전형 최종 합격

장영실 전형은 기존 영재학교의 시스템과 동일한 방식으로 합격 가능한 전형이 아니다.

지원 전에 몇달 반짝 준비해서 장영실 전형에 합격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이 전형을 쓸 때, 이미 이 학생은 "너 장영실 전형을 쓰면 합격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미 그 분야에서 이 학생은 탈중학생, 탈고등학생(일반고)급의 모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원서를 쓸 상황에서 여러 연구 결과물이나 남들이 하지 않은 다양한 활동 사례들을 이미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서 제출에는 단지 그런 것들을 정리하여 내는 것 뿐이다. 그래서 사실상 이런 학생들은 준비과정이 별 게 없다! 이미 해왔던 것을 정리하여 제출하고, 이미 했던 것에 대해 면접을 하는 등 자기가 자신있는 것에 대한 내용을 뽐내는 즐거운 시간들이 평가의 순간이 된다.

그렇다고 나무위키 등에서 말하는 "대부분의 실험이 대학수준 이상"이라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다만 "수준이 높은 것보다는 특정 분야에 얼마나 몰입도있게 탐구하였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출처 : 나무위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특정 분야에 몰입하여 탐구하는 모습조차 엄마에 의해 초등학교 때부터 만들어진 아이가 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작년 사례) 심지어 중학교 2학년 조기졸업 후 합격한 사례다. 나는 그 과정과 결과를 결코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그 어머님께서는 장영실 전형이 이렇게 생길 것을 예측하여 그런 활동을 쌓게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이 전형이 생긴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녀의 성장과 입시를 위해 노력하며, 온갖 고생을 해가며 자녀의 활동을 케어한 어머님의 성과가 빛을 발휘한 경우다. 사실 그 학생보다 그 어머님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결국 그 학생이 그렇게 만들어져 왔다 하더라도, 그 과정을 버텼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뛰어나다는 증거다. 대부분은 중간에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진학 후, 부모의 도움이 아닌 자신의 힘만으로 성장할 기회와 가능성이 충분히 열릴 수 있다. (그 반대의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그 학생은 잘 지내고 있다. 왜냐하면 한과영의 경우 1학년때는 Pass/Fail 위주의 평가가 진행되므로 상대적 비교에 의한 심리적 압박이 덜할 수 있다.)

어쨌든 오늘은 어느 카페에서 장영실 전형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글들이 돌아 다니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적어 보았다.

다음에는 실제 합격한 학생의 자료 일부를 살펴보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