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편) 성적이 중요할까, 세특이 중요할까

성적이 중요한 이유 또는 세특이 중요한 이유

(중학생 편) 성적이 중요할까, 세특이 중요할까
Photo by Changbok Ko / Unsplash

학년말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12월은 생활기록부가 서서히 마감이 되어가는 시기이다.

고3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의 80% 이상은 남은 시기에 완성이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고작 한달 내외의 기간에 부랴부랴 생활기록부를 채워넣느라 학생도, 교사도 바쁜 시기이다. 하지만 바쁜 학생은 학교별로 극히 적을 수도 있고, 또 전부 다 일 수도 있다.

고입 혹은 대입에서 특정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성적, 세특이 반영된다면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다.

고입에서 성적과 세특(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경우에 따라 너무나 다르지만, 고등학교 입시만을 가지고 초점을 둔다면 일반적으로 성적이 더 중요하다.

학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내가 원하는 학교를 가고싶다."는 관점이 아니라,

학교 입장에서 "우수한 학생을 뽑고 싶다."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단계별 전형을 치루는 학교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1단계에서 성적으로 일단 걸러내고, 2단계 이후에서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면접 등으로 원하는 인재를 뽑는 방식이 가장 효율이 좋아 보인다.

외대부고, 상산고, 민족사관고 등 전국단위의 유명한 자사고들을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전과목 all A를 받는다. 만약 반영과목 중 일부에 있어서 B가 있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외고나 국제고는 어떨까? 수학 C라면 어떨까?
괜찮다. 왜냐하면 수학은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영하는 교과목(주로 영어)는 all A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동점자 발생시 국어, 사회 등의 과목의 점수를 가지고 결정하므로, 해당 과목들도 A를 받아야 한다. (학교별로 영어 이외의 과목에서 B, C가 있는데 합격한 사례들이 있기는 하다.)

영재고는 어떨까?

정말 영재라면 B나 C가 많아도 괜찮다. 10개 넘어도 합격한 사례가 있다. 단, 영재성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에서 말이다.

그럼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성적을 기준으로방향을 정리해보자.

영어에서 B가 하나 나왔다면?

  • 외고, 국제고는 거의 힘들다고 보면 된다. 혹시나 요행을 바라고 원서를 쓰는 것은 자유지만, 일반적으로 어렵다.
  • 영재고 전혀 문제 없다. 다만 원서나 영어로 수업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분발해서 더 공부해야할 필요는 있다.
  • 자사고는 학교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다. all A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1단계 합격정원보다 all A 지원자가 많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3배수를 뽑는다고 해도, all A가 5배수가 나와서 다 2단계로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경우는 B 1개만 있어도 1단계 광탈이다.)

수학에서 B가 하나 나왔다면?

  • 외고, 국제고 전혀 문제 없다. 많이들 합격하며, 애초에 수학이 부족한데 다른 영역은 다 잘하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떨어지는 학생들의 경우도 수학이 B여서 떨어졌다기 보다는 면접이나 다른 전형요소에서 부족함이 있어서 떨어진다.
  • 영재고는 약간 영향은 있다. 하지만 영재성을 1단계에서 생활기록부의 내용과 자기소개서의 내용, 추천서의 내용을 통해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 영향을 무시하게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생활기록부의 성적을 점수화하여 평가하지 않는다.
  • 자사고는 어려움이 있다. 1단계에서 점수화하여 계산되므로, 많은 불리함을 가질 수 있다. 반드시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한 개의 B 때문에 충분히 떨어질 수 있다.

B가 많이 있다면?

  • 외고, 국제고의 경우 그 B가 국어, 영어, 사회 계열 과목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예를들어 기술가정, 한문, 수학, 과학 등이라면, 불리할 수 있으나 합격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면접 등에서 불리함을 안고 출발할 수 있다.
  • 영재고는 영향은 있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B가 많아도 합격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다만 그 학생들은 all A인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혹은 버금가게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지녔기 때문이다.
  • 자사고는 포기하자.

그럼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세특은 뭐에 중요한가?

영재고

  • 영재고의 경우 영재성을 평가할 때 쓰이는 중요한 요소이며, 자기소개서와 대조하여 학생이 작성한 내용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데 관여한다.
  • 자기소개서에는 화려하게 적혀 있지만, 생활기록부는 텅텅 비어있는 학생에 대해서는 제출한 서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 자기소개서의 분량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생활기록부에 담긴다면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 자기소개서는 내가 하는 말이지만, 생활기록부는 남이 해주는 말이기 때문에 상호 보와적으로 학생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 "결과적으로 1, 2, 3학년 세특은 모두 다 중요하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 세특이 조금 부실해도 합격한 사례들이 있다.
  • 보통의 경우 면접의 참고자료로 활용되지, 생활기록부를 단독으로 평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 면접을 잘 해낸다면 세특에 별달리 특이한 사항이 없더라도 합격하는 경우가 있다.
  • 다만 면접에서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서 자신의 우수함을 생활기록부에 심어놓으면, 해당 질문들과 답변을 통해 우수성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이 가질 수 있다.
  • 대부분의 지원 학생들은 세특에 신경을 쓰지만, 고등학교 수험생만큼 관심과 열정을 갖고 준비하지는 않는다.
  • 심지어 중3이 되어서 갑자기 자사고 가고 싶다는 생각들어서 하나도 생활기록부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지원하는 학생들도 있다. 물론 all A를 갖춰놓은 상태에서 말이다.
  • 생활기록부가 텅텅 비어있거나, 너무 일반적인 내용들(잘했다. 열심히했다. 성실히했다. 등등... 그냥 듣기좋은데 실체는 없는 말들) 로만 가득찬 아이들이 합격할 수 있을까? 합격할 수 있다. 많이들 합격한다. 다만 자기소개서가 잘 나오고 면접에서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아이들이 합격한다.
  •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뒤늦게 준비해서 합격할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면, 그런 학생들 많다. 전혀 준비 안 하다가 뒤늦게 시작해서 잘 합격한다. 다만, 잘 하니까 합격한다. 누구나 뒤늦게 시작해도 합격 가능한 게 아니라, 잘 하는 아이들이 단지 뒤늦게 시작했을 뿐이다.
  • 중3이 되어서 뒤늦게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가고 싶었는데, 1,2학년 세특은 입시에 반영되지만, 3학년 세특은 하나도 안 들어간다면 뭘로 어필할 수 있을까? (대부분 3학년 세특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동아리로 승부를 많이 본다. 동아리 특기사항으로 자신의 우수성을 보일 수 있게 보이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난 그냥 평준화 일반고 갈건데?

그냥 all E 받아도 된다. 성적이 좋다고 자기가 원하는 학교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 평준화지역 일반고 갈 아이들에게 중학교 생활기록부는 무슨 쓸모인가?
성적도 안 들어가고, 세특도 안 중요한데 말이다.

사실 비교육적이지만, 어디에도 평생 쓰일 일이 없을 것이다.

중학교생활기록부가 대학교 입시에 쓰이는 경우는 없다.

아니, 딱 하나 있다. 농어촌전형을 쓸 때, 농어촌지역의 중학교를 재학했는지 검증할 때 쓰인다. 단지 그런 용도일 뿐, 중학교 생활기록부에 적힌 성적과 내용이 대입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다만 성적을 관리했던 습관, 세특을 열심히 기재받기 위한 노력들은 고등학교에서 이어져서 좋은 습관이 되고, 대입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리 예행연습한다는 생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