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총회 참석해야 하나요?

학부모총회 가기 전 학부모가 생각해 봐야할 것들

학부모총회 참석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3월 중순에 학부모총회가 열린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단일한 행사로써는 가장 많은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하는 날이다. 자녀가 여럿인 경우는 학부모총회 날짜가 겹쳐서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학부모총회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대체되었지만, 2023년 기준 "코로나19"라는 용어 자체가 학교에서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코로나 관련한 국가단위의 방역체계 단계는 여전히 "심각"단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학교 교육활동에서는 마치 코로나가 없던 시기처럼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총회도 거의 모든 학교들이 개최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3월 중순의 수요일에 보통 진행을 한다. 2023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3월 15일 수요일에 학부모총회가 가장 많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미 학부모총회에 여러차례 참석해본 경험이 있는 학부모들은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뻔히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가기가 어려운 이유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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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았을 때 겪게 되는 뭔지 모를 불안함
주요 정보를 놓쳐서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
담임교사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게 아닌지에 대한 걱정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통과 교류하는데 지장이 있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

그런 여러가지 불안, 우려, 걱정, 고민들에 대한 부분은 사실 근거가 있다. 실제로 그런 것들이 현실이 될 가능성들이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총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1년간 학교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학교와 교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학부모의 학교 방문은
교사에게 일상적인 사건이 아니다.

일상적인 사건이 아니다 보니, 그날의 기억들이 생각보다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다. 그때의 긍정적인 기억, 혹은 부정적인 기억들은 1년 내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학부모가 첫 만남부터 많은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거나, 부정적인 인상과 태도로 이야기를 한다면, 교사는 그 학생을 볼 때마다 그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 기억들이 교사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교사 마다 다를 수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좋은 관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학부모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부탁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을 상담하며 모두 이야기하기 보다는 조금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여러 학부모님을 동시에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담임교사 입장에서는 많은 정보 속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운이 나쁘면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엉뚱한 학생의 이야기로 1년 동안 착각하고 기억하게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3월 중순에 학급의 모든 학생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요교과라면 1주일에 3~4차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익혔겠지만, 그렇지 않은 교과의 경우 1주일에 1번 수업과 짧은 조종례가 전부일 수도 있다. 심지어 관심이 적거나, 기억을 잘 못하는 교사의 경우 3월 중순까지 전체 학생의 이름과 얼굴을 제대로 매칭하여 떠올리지 못 할 수도 있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다.

입시, 학급생활, 생활기록부 등을 생각하면 일단 담임교사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유리하다. 물론 담임교사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이 첫 만남에서 바로 보게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다른 학급은 담임교사가 한 명 한 명 학부모들과 성실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든 학급 학생들을 잘 지도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데,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자.

어차피 자녀의 초중고 12년의 학교생활 중에 항상 좋은 담임선생님, 마음에 쏙 드는 담임선생님만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 중고등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아니어도 더 자주 수업 속에서 만나고 영향을 주고 받는 교과수업교사도 있으니, 담임 잘못 만났다고 1년을 망쳤다고 일찍부터 생각하지는 말자.

조금 더 학생과 학부모가
신경쓰거나 노력할 게 많아졌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실제 그렇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장 유익하다.

학부모 총회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상담을 했다면, 기대 이상의 소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다 정확히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비슷한 상담을 다른 학부모도 했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리고 정확히 기억해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내용이라면 추후 상담을 통해 반복해서 이야기를 하면 된다.

총회를 통해서는 처음 담임교사와 만남을 갖게 되었을 때는 교사의 첫 인상을 파악하고 언어적, 비언어적인 표현들을 통해서 학생들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교직에 임하는 자세, 혹은 학생지도나 입시지도에 대한 자신감 등을 파악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다.

학부모 총회에서 길게 이야기나누고 상담했다고 해서, 언제든 학교에 다시가면 담임선생님이 누구 학부모인지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추후에 학교 다시 방문해서 담임교사를 만났을 때는 되도록 먼저 담임교사가 누구의 학부모인지 알 수 있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 좋다. "요즘 우리 OO가 학교생활은 잘 하고 있나요? " 와 같이 자녀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대화를 출발할 것을 권장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A학생 어머님 같기도 하고, B학생 어머님 같기도 하고, 다른 반 어머님 같기도 하고 해서 말을 먼저 못 걸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색하게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할 바에야, 학부모가 먼저 자녀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대화를 하는 편이 낫다.

학부무총회에서 교사는
많은 심리적 어려움과 부담을 가진 상태로 학부모를 만난다.

담임교사는 학부모총회에서 꼭 해야할 일들이 있다.

학급 학부모 대표 등 학부모회를 구성하는 임원들을 뽑거나, 학교에 봉사하는 여러 활동의 참여자를 뽑아야 한다. 이때 담임교사는 선발에 적극적인 의도를 갖고 있기 보다는 학교에서 정해진 것을 어쩔수 없이 따르는 수동적 입장에 놓여있다.

말하자면 정말 너무나도 하기 싫은 일은
반드시 해야되는 상황인 것이다.

교사 입장에서 참으로 부담되는 것이다. 경력이 수십년이 쌓인 교사여도 1년 중 가장 부담스러운 날일 수도 있다. 학부모 수십명을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급 학부모들이 학급대표를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거나, 아무도 학교에 봉사하는 활동(교통지도, 급식모니터링, 순회지도 등)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할 때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대표는 뽑아야 하는데,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을 경우 교사도 난감하지만, 사실 학부모들도 난감하며 눈치를 보게 된다. 마음 약하고 착한 사람들이 결국 감투를 쓰는 경우들이 많이 생긴다.

혹은 교사가 학부모님 하나 하나 일대일로 상담을 하며 개인적으로 임원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나아가 어떤 교사는 학급의 반장(학급자치회장)의 학부모에게 대표를 일임하여, 학부모들끼리 회의를 통해 뽑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미리 이런 난처함을 예방하고자 사전에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문자나 전화를 돌려서 미리 학급 임원이나 봉사자를 뽑는 교사나 학교들도 더러 있다.

이처럼 교사에게 매우 걱정되고 고민되고 난감한 일이다. 이렇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과 걱정을 안고 학부모들을 만나는 순간, 만약 학부모가 선뜻 하겠다고 나서주는 경우라면 교사는 어떤 생각이 들까?

심지어 '선생님 걱정마세요. 제가 대표하고, 나머지 봉사하시는 어머님들은 제가 반 어머님들 잘 아니까 제가 구성해서 드릴게요.' 이렇게 말하는 학부모도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정말 기억에 강하게 각인될 수 있다.
힘겨운 상황에서의 구원자가 되어주는 그 학부모에 대해서
굉장히 큰 호의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신경이 더 쓰일 수 밖에 없다.

총회에서 특정한 역할을 맡아주시는 학부모에 대해서는 교사입장에서 신경이 더 쓰일 수 밖에 없다.

제출한 자기소개서 또는 학생 학습환경조사서 등 학생에 대한 정보들을 한 번 더 들춰보면서 학생에 대해 더 알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왜냐하면 다음 번에 학부모가 임원 역할 또는 봉사 역할로 인해 학교에 왔을 때, 학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학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다.

또한 모두가 하려고 하지 않은 일들을 선뜻 기꺼운 마음으로 해주는 학부모가 학교 전체 입장에서도 큰 역할(학부모대표, 학교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면, 교장선생님 및 교감선생님으로 부터도 관심을 받게 된다.

담임교사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맡고 있는 학급의 학생의 부모님이 학교운영위원장이라던가, 학부모대표라던가 하면 그 학생에 대해 더 신경이 가게 된다.

또 자연스레 학교에 봉사 혹은 회의 등으로 오게 될 일이 잦아지므로, 겸사겸사 학교도 둘러볼 수 있고 교사와 상담하는 시간도 보다 수월하게 가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런 날들을 담임교사가 일일이 다 알고 있지는 못한다. 담당하는 업무가 아닌 경우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래서 학교에 학부모가 오신 줄도 모르고,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린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는 교사들도 많다. 그러니 혹시 학교 오는 기회에 상담이나 간단한 인사,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담임교사를 기다리기 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것이 낫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부모총회를 많이 힘들어 한다. 준비하는 과정과 당일 여러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겪는 심리적 부담감들이 많다. 그러기에 그때의 학부모에 대한 좋은 기억은 오래도록 이어지고, 이후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관계의 초석을 다지면, 학생의 1년에도 유익하게 작용된다. 담임교사의 절대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는 관계가 된다면, 입시에서 부터 학교생활에 까지 여러모로 유익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반대로 행동한다.

어쩔 수 없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담임교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마음보다는 '담임교사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안타까워할 것은 전혀 없다.

대부분 반대로 행동하고 있어야, 이런 것을 알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치 투자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