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부머리 독서법
"천천히 읽기", "반복해서 읽기", 그 중요한 것을 학생들은 대부분 반대로 하고 있다.
베스트 셀러로도 알려진 책이어서 서점을 오고가며, 혹은 인터넷 광고나 리뷰 등을 통해서 한 번쯤 접해봤을 법한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학부모들이 봤으면 하는 책이다. 되도록이면 자녀가 어린 나이일때, 빠른 시기에 볼 수록 더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이 읽기에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주 독자 타겟은 학군지의 학부모라고 해야겠다.
저자는 대치동 등의 유명 학군지에서 사교육에 오랜 기간 몸담고 있었음에도 교육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남다르다. 교육자라고 할만 한 사람이다. 굳이 이런 노력을 들여서 책을 써야할 상업적인 목적이 없었을 텐데, 이러한 책을 써가면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들에 있어서 존중을 표한다.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은 "선행학습의 부정적 효과"에 관한 부분과 "모범생들의 추락"에 관한 부분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저자가 말하는 대로의 모습들이 많이 드러난다. 그토록 열심히 많은 시간을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실제로 이상하리라 할 만큼 성적과 비례하지 않은 결과들이 많다.
그 원인에 있어서 너무나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독서교육"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이라는 점에 매우 공감한다.
구체적인 독서교육에 대한 부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에 압축적으로 담아내기에는 좋은 내용들이 많다.
한편, 모든 학생들에게 있어서 선행학습이 뇌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이고, 초등학교 중학교때 잘 하던 아이들이 독서를 많이 하지 않으면 고등학교에 성적이 추락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선행학습이 심리적으로, 학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아이들도 있다. 또 독서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좋은 성취를 꾸준히 유지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책이고, 좋은 내용임을 공감하더라도 저자가 말하고 추천하는 방식을 그대로 실천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실제 이 책이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학군지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의 선행학습과 수학, 과학 위주의 심화학습이 계속되고 있다. 학군지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지필평가에서는 수학보다 국어, 도덕, 한문, 역사, 기술가정 등의 점수가 낮게 나오기까지 한다. '수학은 쉬운데, 도덕이 너무 어렵다.'는 말들을 심심치 않게 들을 정도이다.
학군지의 경우는 주변 친구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분위기 속에서 저작자가 말하는 독서교육을 실천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남들 다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는 분위기인데, 혼자 도서관에서 이야기책과 지식도서를 빌려보며 천천히 읽기를 실천하는게 어디 쉽겠는가? 거기에 필사까지 하면서 말이다. 조급한 마음이 들어서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이 참 어려운 현실이다.
만약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선행과 심화를 너도 나도 하는 지역이 아니라면, 충분히 실천해볼만 하다. 또 학군지여도 만약 저자가 말하는 독서교육에 대해 공감하고 확신이 생긴다면 학군지를 떠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스스로 확신이 안 서면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농어촌지역에서 중학교를 안 다니고 집에서 독서와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장한 학생이 있었다. 굳이 무리하며 선행하지 않았고, 경쟁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스스로 탐구하고 즐거운 독서를 계속해 나간 아이였다. 부모님의 특별한 교육철학 속에서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생활을 했던 아이는 농어촌지역의 일반고등학교에 진학 후, 서울대학교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하였다. 학교를 안 다니고 검정고시를 봤다고 해서 사회성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갖는 실체 없는 편견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독서교육이 수학에 경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도 편견이라 하겠다.
수학은 논리이며, 그 논리의 전개는 독서와 언어에도 동일하게 담겨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이 국어 실력이 없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능 1등급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자연계열 진학 희망 학생들이 수능 1등급을 가득 차지하고 있으며, 또 이 학생들이 국어 1등급도 가득 차지하고 있다. 이과학생들이 수학 1등급 95%, 국어 1등급 80% 이라는 결과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저자가 말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실천하기 어렵다면,
그저 학생이 흥미가 있는 책들을 천천히 깊이있게 읽는 것을 격려해 주면 된다. 천천히 이해하며 읽고, 또 반복해서 읽는 것을 '미련한 행동'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칭찬하고 격려받아야할 행동'으로 바라봐 주기만 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