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A성취도와 고등학교 1등급의 차이
중학교 A 성취도 받았으면, 고등학교 1등급 받기 수월할까?
중학교에서 A 성취도를 받았다면, 고등학교 1등급 받기 수월할까?
아니다.
중학교에서의 성취도와 고등학교에서의 등급은 전혀 상관이 없다.
중학교에서 성취도 A를 받았어도, 고등학교에서 9등급이 나올 수도 있고,
중학교에서 성취도 E를 받았어도, 고등학교에서 1등급이 나올 수도 있다.
사실 후자는 전자보다 더 드문 케이스이긴 하다.
상관이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학교 성적과 고등학교 성적은 평가 방식이 다르다
중학교에서의 평가는 "성취기준"에 대한 만족도 여부, 올바른 교과의 평가목표를 학습했느냐를 측정하는 도구이다.
그래서 해당 학년에서 배워야할 내용을 충분히 배웠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다른 학생과의 비교를 통한 서열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교생이 300명일 때, 100명 이상이 A를 받는 중학교도 많이 있다.
학기말까지 해당 과목의 총점이 90점 이상이 나오게 되면 A를 받게 된다. 흔히 말하는 절대평가 방식인 것이다. 정수단위 점수로 반올림하게 되어 있어서, 89.5점인 경우도 A를 받게 된다.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 일반적으로 9등급제의 평가를 적용받는다. 흔히 말하는 상대평가 방식이다. 고등학교에서도 예외적으로 진로선택과목들은 중학교와 유사하게 A, B, C 혹은 A, B, C, D, E의 성취평가를 적용받는다. (2023년 현재 그런 과목들이 혼재되어 있으며, 차후에는 절대평가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래서 전교생이 300명일 때, 고등학교에서 1등급은 4%인 12명만 가능하다.
2등급은 1등급을 제외하고 11%에 해당하는 학생까지 받으므로, 33등까지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9등급의 경우는 하위 4%이므로, 뒤에서 12등까지 9등급을 받게 된다.
그래서 중학교에서 A를 받은 이후, 고등학교에 와서 당연히 1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학교에 따른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같은 비슷한 수준의 학생이라도 어느 학교냐에 따라서 1등급을 받을 수도 있고, 9등급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학군지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는 내신 따기 좋은 학교를 찾아 이사를 하는 경우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항상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그것이 갖는 장단점들은 관련 포스트를 참고하자.
중학교에서 어렵게 출제하지 않는 이유
자사고나 특목고 등의 고등학교 입시에서 1단계에서는 성취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따라서 반영되는 교과의 성취도가 A가 되어야 유리하다.
중학교 입장에서는 고입 실적이 좋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여 성취도 A를 받는 학생을 줄일 이유가 없다.
다만 너무 쉬운 문항들로 출제하였을 때, 해당 학교의 문제지를 보고 학교의 수준을 낮게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어려운 문항들로 출제할 수도 없으므로, 학교별로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적정 선을 유지하게 된다.
"학군지 중학교의 시험문제는 어렵던데요?"
학군지 중학교의 경우 적정 수준의 문제들로 출제를 하되, 액면상 난이도가 있어보이는 문항들을 포함하여 출제하게 된다. 해당 문제들은 학교 내에서 소개가 되었거나, 학습지로 풀이한 적이 있었던 문제일 가능성들이 많다.
그래서 재학생들의 경우는 손쉽게 풀지만, 재학생이 아닌 경우는 다소 어려워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실상 학군지 중학교의 출제 방향에 가깝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고,
재학생들은 높은 점수를 받게 만드는 것.
그래서 학교의 위상은 높이고,
고등학교 입시 실적을 올리는 것.
그럼 학부모 입장에서는?
중학교 시험 문항이 쉬워서 너도 나도 A를 받고 있다고 하면, 학부모로서 기분이 어떠할까?
경우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그런 쉬운 시험에 불만인 경우들도 적지 않다. 자신의 자녀가 엄청 뛰어남에도 그렇지 않은 학생과 변별되지 않고 같은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해 기분 나빠하는 경우 등이 있다. 학생들도 그런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그냥 좋아하고 만족하길 권한다. 변별을 위해 문항이 어려워지는 순간 생각대로 A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학교 문제가 엄청 쉬워요." 라고 온라인 공간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말하는 것은 학교의 위상이나, 앞으로의 평가 방식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험문제의 난이도가 곧 그 학교 학생들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런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점점 시험문제의 난이도는 올라가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학생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사실 성취도 A가 많으면 학원 입장에서도 좋다. 학원의 지도를 받으면서 그런 결과를 이끌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학교의 시험 난이도가 낮아지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학군지에서의 중학교와 인근 학원들은 기묘한 공생관계에 놓여있게 된다.
고등학교에 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는가?
예측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중학교때 A 성취도를 받았어도 중학교 마다 그 수준이 다르다. 고등학교는 그런 여러 중학교 학생들이 진학해 오므로, 그 학생들의 상대적은 등위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1학기 1차 지필평가를 봐야 대략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1학기 1차 지필평가에서 본인의 점수는 확인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각 교과별 등위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교사가 친절하고 섬세한 사람이라면, 해당 교과의 전체 학생들의 성적을 토대로 학생마다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은 교사가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당연히 해야할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상대적인 위치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밑져야 본전이니, 교과선생님께 부탁을 해보자.
"제 점수면 전체 학생들 중에 몇 등 정도인가요? "
"제 점수는 상위 몇 % 정도인가?"
위와 같읕 질문을 해봐서 대답을 얻는다면 충분히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상위 4%, 상위 11%에 해당하는 1등급, 2등급 정도의 위치라면 3년간 노력해서 수시에서도 상위권 대학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말이다.)
고등학교의 시험문제는 변별이 목적이다.
A, B, C와 같이 성취도로 나오는 고등학교 진로선택과목은 예외이다.
그외 등급으로 산출하는 과목들은 변별이 주 목적이다. 100점이 절대로 많이 나와서는 안 되게 출제 해야하며, 상위권들을 특히 잘 변별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할까?
그것은 중간석차 산출에 따른 등급결정 때문이다.
동점자가 많아질 때, 그 동점자의 인원 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들이 생긴다. 그래서 그런 결과를 예방하려면 애초에 학생들이 동점자가 생기지 않도록 각기 분리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당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100명일 때, 다음과 같이 동점자의 발생 양상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타난다.
위의 오른쪽의 경우 공동 3등이 99점으로 총 6명이 된다. 이 학생들은 등급 산출시 공동 3등으로 해당하여 4% 이내로 계산되지 않고, 중간석차(99점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순서대로 3, 4, 5, 6, 7, 8등으로 가정했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등수) 인 5.5등으로 계산되어 4% 밖으로 계산되어 2등급을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학군지와 같이 선행 및 심화를 많이 한 학생들로 가득한 고등학교의 경우 시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을 수 밖에 없다.
난이도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해당 학교의 교사들의 수준과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가 정말 깊이 있고 어려워 질 수도 있고, 실수를 유도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정말 지저분하게 문제를 만들어서 틀리게 만들거나 하는 방법 등으로 학생들을 변별하게 된다.
동점자를 많이 발생하여 불필요하게 등급에서 손해보는 학생들을 늘리면 학교 입장에서도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런 출제 성향은 학교의 성향이라기보다는 교사의 성향에 가깝지만, 기존 출제 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왜냐하면 새로 해당 교과를 맡은 교사가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의 문항과 평가 방식을 시도하는 것은 교사로서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성취도와 등급에 대해 알아보았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면 이 부분을 확인하여 신중히 접근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