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세특을 학생에게 물어본다고?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즉 세특에 대한 컨설팅 과연 제대로 받고 있는가?

교사가 세특을 학생에게 물어본다고?
Photo by S O C I A L . C U T / Unsplash

학년 말이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방학을 앞둔 학생들의 설레는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학업과 입시 측면에서는 학년말이 가까워 질 수록 이제 1년간의 성취가 점수와 글자로 생활기록부에 담기게 된다는 것이다.

생활기록부는 언제 마감할까?

일부 학교들은 이미 12월에 마감되었을 수도 있고(방학 중 학교 공사를 통해 학교에서 일찍 마감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1월에 마감한다고 이야기 한다.

근데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진급 처리를 하기 전에는 생활기록부를 마감해야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2월 중에 마감하는 학교가 많다.

학생들에게는 1월 혹은 12월까지 마감한다고 이야기 하고, 내부적으로는 2월까지 계속 입력 및 점검 작업들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1월 중에 일찍 마감을 했더라도, 진급 처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마감을 풀고 입력할 수도 있기 때문에 2월 중에도 사실상 추가 입력 및 수정이 가능하다.

다만 그 과정이 번거롭고 절차가 귀찮기 때문에 해주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입시에서 중요한 세특은 언제 볼 수 있는가?

우리 고등학교는 선생님이 세특 보여주시던데요?

사실 자신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위해서 세특을 보여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학원에서 가지고 오라고 교사에게 세특을 뽑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 근데 이거 그래도 되는가? " 라고 물어보면, 답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많은 학교에서 많은 교사가 그러고 있다.

비유를 해보자.

"무단횡단 하면 되는가?" 라고 물어보면, 답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근데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고, 차도 지나다니지도 않는다. 무단횡단 할 것인가, 아니면 시간과 노력이 더 걸리지만 법규를 준수할 것인가?

그런 학교들이 생각보다 많다.

"우리 학교는 선생님들이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요?"

맞다. 그게 맞고, 그게 법규를 준수하는 것이다.

당해 연도에 입력된 서술형 항목에 있어서는 공개가 금지되어 있다.
만약 명백하게 공개했음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왜 학생들에게 그 해에 세특을 보여주는 것일까?

여기에는 충분히 예상할만한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1. 교사가 스스로 잘 입력했는지 확신이 없어서
  2. 교사가 입력한 내용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3. 교사가 직접 고민하고 쓰는 것보다 학생에게 물어봐서 받아서 쓰는 게 편해서
  4. 교사가 학생에게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입력해 주고 싶어서
  5. 교사가 당해 연도의 세특을 보여주면 안 되는 줄 몰라서
  6. 학부모의 청탁 혹은 강요 혹은 민원에 시달려서
  7. 교사가 과거 학생의 중요 내용을 세특에 누락했던 사례로 곤란한 일을 경험해서
  8.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환심을 사고 싶어서
  9. 교사가 자신이 쓴 세특이 잘 썼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10. 학교(관리자 등)에서 비공식적이지만 입시를 위해 그렇게 하라고 시켜서

"우리 학교는 학교에서 올해 세특 안 보여주는데,
인근 다른 학교는 학교에서 세특을 보여주고
학생과 교사가 짜고 글을 수정하던데요?"

만약 그렇다면 충분히 화가 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세특이라는 문구들의 집합으로 입시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사실 크게 처벌을 주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수많은 명분으로 변명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해당 학교나 교사에 대해 신고를 했어도 할 말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학생에게 나눠준 내용이 세특이 적힌 내용과 동일하지 않은데요?"
"그냥 1년간 활동했던 것 요약해서 나눠준 것 뿐인데요?"
"그게 세특이라는 증거가 있나요?"
"입력된 내용도 분명히 저 내용 아닌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교사들은 교육자의 마인드가 강하다.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도덕적 기준이 일반인과 교사에게 달리 적용되는 것을 우리는 많이 경험한다.

같은 잘못을 해도 '어떻게 선생님이 저럴 수 있지?' 라는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계에서는 도덕적이고 법규를 준수하는 것에 대한 외부적 압박이 스스로에게도 하나의 철칙처럼 지켜지는데 영향을 준다.

여러가지 꼼수를 쓰는 방법들이 비일비재하지만,
학교 교사들은 대다수가 그런 꼼수보다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자세, 규칙을 준수하는 길을 택한다.

그러니 학교, 교사별로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교사가 세특에 대해 학생에게 상의를 했다면?

그냥 여기저기 소문내지 말자.

인근 학교, 인근 학급 등 다른 학생, 다른 학부모 등이 해당 부분에 있어서 불쾌하거나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 있고, 다양한 신고와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물론 해당 교사는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겠지만 말이다.
'그냥 이야기를 나눈 것일 뿐이다.' 라고...

명백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온갖 신고와 온갖 방법을 다해서 노력해도
그저 서로 불편함을 주는 정도가 일반적인 결론이 될 뿐이다.

그렇다면, 절차나 법규를 떠나서 학생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법규에 어긋나지만) 학생 입장에서
내 세특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기회일 수 있다.

심지어 대놓고 종이로 인쇄하여 통째로 뽑아서 주는 학교들도 있다.

좋은 교사 코스프레를 하면서 말이다.

"널 위해 좋은 세특을 적어주고 싶어서 뽑아주는 거야. 어디가서 이야기 하지 말고."

말은 그럴듯하지만 결국에는 법규를 어기고,
스스로 입력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하지 않은 교사일 뿐이다.

심지어 교사추천서를 학생, 학부모와 상의하는 교사도 있다.

해당 교사가 있다면 아무리 좋아보여도 진실로 신뢰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데에 집중하자.

언제든 법규나 약속을 어길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갈 세특 문구를 마감하기 전에 받았다고 하자.

아직 마감되지 않은 올해 세특 문구를 인쇄하여 주면서 교사가 물어본다고 하자.

"혹시 수정할 것 있니?"

이렇게 물어 본다는 것이 황당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가 통째로 그러는 곳도 있고, 해당 학교에서 일부 교사가 자의적 판단으로 그렇게 하는 곳도 있다.

그 황당함은 차치하고, 일단 학생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근데, 뭘 수정해야하지? 뭐가 좋은거지? 이게 좋은게 맞아?

수정할 수 있는데, 뭘 수정해야 할지 모르면 난감할 수 있다.

이제 입시에 최적화된 세특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