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합격 생활기록부 - 출결, 수상, 자율활동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고 할 때, 생활기록부의 내용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생활기록부의 내용은 "근거"가 되고,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스토리"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가 학생 자신이 써내려간 글이므로, 그 자체가 "근거"가 되기 어렵다. 반대로 생활기록부는 학생을 관찰한 교사가 특기사항을 위주로 작성한 글이므로, 그 자체에 "스토리"가 담기기 어렵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를 함께 고려하여, 탄탄한 근거와 풍부한 스토리로 평가자들을 납득시키는 시도를 많이 하게 된다.
그때, 보통 생활기록부에서 강점으로 드러나는 키워드들을 찾아보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 출력물을 꺼내놓고, 형광펜을 그어가면서 다음의 것들을 찾아보면 된다.
2. 일반적으로 다른 학생들이 하기 어려운 사례
3. 다른 학생들도 쉽게 할 수 있지만, 결과물이 남달랐던 사례
4. 사례 자체는 평이한데, 그것에 대한 해석과 반성이 특별한 사례
1번에 가까울수록 더 강력하게 사용될 수 있다. 4번의 경우는 사실 정말 마땅한 사례가 없을 때 사용한다. 일반적인 사례 속에서 좋은 해석, 좋은 반성, 좋은 교훈 등을 끄집어내어 글을 쓰는 경우에 해당한다. 자기소개서의 모든 질문에 대하여 모두 만족할만한 글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종종 4번과 같은 글들이 나온다.
그렇다면 중학교 2학년으로 영재고에 합격한 학생의 생활기록부에서는 어떠한 것들이 위의 사례에 해당할까? 그 부분을 하나씩 살펴보자.
개근
여기서 개근은 사례로 평이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실성과 근면함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로, 관련 에피소드가 있으면 이 부분을 살릴 수도 있다. 배경을 잘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질병이나 다른 일들로 출석에 어려움이 있었는데(어려운 상황), 학업적인 이유(학업적 열정)나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자발적 동기)등으로 학교에 꼭 나가고자 했던 에피소드" 를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로 나온다면 "개근"도 꽤 좋은 키워드로 사용될 수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4. 사례 자체는 평이한데, 그것에 대한 해석과 반성이 특별한 사례로써 활용이 가능한 부분이다.
표창장(모범부문)
표창장(모범부문)의 경우도 입시환경에서 살펴봤을 때는 평이한 사례이다.
만약 해당 학년의 전교생이 300명이라고 해보자. 표창장은 몇 명이 받을까? 일반적으로 생활기록부 기재와 학교 교육 정상화를 고려하여 20% 이내로 수상을 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일부러 수상 인원수를 적게 하여 상의 가치를 높이기 보다는, 수상 인원수를 늘리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래서 거의 딱 20%에 맞춰서 수상인원을 산정한다.
그리고 보통 한 학기에 한 번씩 모범상 대상학생들을 선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1학년 1학기에 300명 중의 20%인 60명이 받게 된다. 1학년 2학기에도 60명이 받게 된다. 그렇게 산술적으로 더해가면, 3학년 1학기까지만 합해도 총 5개 학기가 되어 60명의 5배인 300명이 모범상을 받게 된다. 즉 숫자상 전교생이 돌아가면서 다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재학 기간 동안 모범상을 1개라도 받지 않은 학생이 오히려 더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 반면, 모범상을 받았던 학생이라고 해서 특출나게 모범적인 학생이라고 판단내리는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 만큼 모범상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더군다가 요즘 수상에 대한 불신이 많기 때문에 해당 근거를 진실한 "근거"로 상급학교에서 고려되지 않는다. 대학 입시에서도 고등학교 입시에서도 말이다. (대학 입시의 경우 수상경력을 이제는 단 하나도 반영하지 않는다. 특목고 입시에서도 수상경력을 배제한 상태로 생활기록부를 제공받는다. 반면, 영재고에서는 생활기록부 있는 그대로 모두 제공받는다.)
따라서 모범상을 자기소개서에 학생이 사용했을 경우에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이 많다. '얼마나 쓸 내용이 없었으면, 모범상 받은 것으로 내용을 채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더군다가 자신이 자신에 대해 모범적이었다고 말하는 뉘앙스의 글이 나온다면 더 부정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
수학 관련 대회
수학 관련 대회는 상대적으로 주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2년에 걸쳐 수상하였으며, 등위도 나쁘지 않다. 물론 더 높은 등위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연달아 수상하였다는 점에서 학생의 관심과 성취를 짐작할 수 있다. 등위와 별개로 내용적으로도 수학이 연관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눈에 띄는 항목이 된다.
관련된 스토리도 좋다면, 자기소개서에 충분히 연계하여 사용할만한 소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학생은 사용하지 않았다. 수상하지 못한 다른 부분에서 더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고, 수상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적당히 타협한 선택이었다.)
자율활동(창의적체험활동 중)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자율활동에 적힌 내용은 사실 입시에 큰 의미가 없다.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게 됨."
"공동체 의식을 배움."
좋은 내용이지만, 모두 실체가 없는 문구이기 때문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창의적체험활동에서 자율활동의 경우 모든 학생들이 큰 차이 없게 경험하는 활동이 대부분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 입장에서는 해당 특기사항에 대해 모든 학생에 대해 기재해줘야 하는 항목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생의 활동"이 아니라, "학교의 활동"이 들어가게 된다.
즉, "1학기 학급 자치회 정부회장 선거(2021.03.11.)에서 학급 임원 선출을 하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함과 동시에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게 됨." 이라는 문구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2. 이 학생은 선거에서 특별한 모습이 없었다.
회장으로 당선되었거나, 당선되지 못했더라도 후보로 출마하여 훌륭한 공약을 제시하였거나 하는 등의 내용이 없다. 그리고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게 됨." 이라는 문구는 유사하게 전교생에게 모두 다 입력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생활기록부를 살펴볼 때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냥 넘어가면 되겠다. 학생 본인(혹은 자녀) 만 이렇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전국의 수 많은 학교에 수 많은 학생들이 저렇게 기록되어 있다. 심지어 AI를 통해 문구를 제작해주는 업체도 등장했고, 그것을 가져다가 그대로 쓰는 교사도 등장하고 있다. 아쉬워할 필요도 딱히 없는 부분이다.
만약 "전교 학생자치회장" 등 중요한 임원을 했는데 기재되지 않았다고 하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 그런 부분이라면 정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기 초, 학년 초 등 생활기록부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해가는 입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자율활동을 어떻게 풍부하게 기재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가능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세부 방법은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고자 한다.)